동대문 버핏의 쉬운 주식 투자!

다시온다

투자코멘트 2013. 1. 17. 08:14


(펌) estin.net의 핑크팬더 님 글.


전철을 탈 때마다 느끼는 신기한 광경이 있다. 사람들은 늘 기다리지 않는다. 플랫폼으로 전철이 들어 온다. 서서히 한 칸 한 칸 들어오며 내부에 탄 사람들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며 많은 사람들이 탑승했는지를 알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이 탈 수도 있고 적게 탈 수도 있다.

 

사람들이 많이 탄 열차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왕이면 전철 내부가 한산한 것이 더 좋다. 여유있게 도착지까지 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많이 타고 있다 적게 타고 있다는 기준은 다르겠지만 대체로 열리고 닫히는 문앞까지 사람들이 많이 서 있다면 많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내가 타는 역에서만 사람들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역에서 거의 대부분 틀림없이 사람들이 타게 된다. 가끔 그 다음 역이 환승역이라 제법 많은 사람들이 내리는 경우도 있지만 많이 내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다시 또 승차를 한다.

 

이런 복잡한 환경을 제공하는데도 사람들은 남김없이 탄다. 열차 내부에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한 숨을 짓기도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기꺼이 탄다. 열차가 떠난 후에 주변을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타고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머리 위를 들어보면 이번 열차가 지나간 후에 다음 열차가 언제 도착하는지 알 수 있다. 전 역이나 전전역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가끔은 화면에 아무 표시가 없을 때도 분명히 있지만 거의 대부분 이번 열차를 보낸다고 해도 다음 열차가 얼마있지 않아 도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신기한 현상이 나온다. 그 다음으로 들어오는 열차는 거의 어김없이 이미 지나간 열차에 비해 반도 안되는 사람들이 타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겨우 한 대를 보냈을 뿐인데도 이렇게 엄청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기다리지 않고 지금 당장 타려고 하기 때문이다.

 

딱 한 대를 더 기다리고 탄다고 하여 딱히 달라 질것은 없다. 약속 시간이 너무 늦거나 바쁜 일이 있어 어쩔 수 없이 타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이러한 이유는 바로 습관이다. 특별한 일은 없지만 기다리기 보다는 그냥 이번 열차를 타고 가는게 좋은 것이다. 복잡하게 사람들에게 치이는 것은 그냥 감수한다. 솔직히 감수한다기 보다는 탄 후에 속으로 욕을 한다. 왜 이리 열차에 탄 사람들이 많은지에 대해서.

 

기다리는 시간이 최대한 길고 길어도 5분정도이다. 그 이외에는 대략 2분 내외로 다음 열차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기다리지 못한다. 아니면 안 하거나. 누구나 다 여유롭게 전철 내부에서 있기를 원하면서도 아무 생각없이 그저 눈 앞에 들어온 열차를 타고 만다.

 

성격이라는 원인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많이 있으면 무조건 열차를 한 대 보내고 타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나같은 경우에 심지어 2~3대도 보내기도 한다. 사람들이 많은 열차를 타고 힘들게 이리저리 치이면서 가는 것보다는 조금은 늦게 가더라도 한가한 열차에 타서 여유롭게 책을 읽으면 가는 게 더 여러모로 이득이 된다.

 

인생에는 3번의 기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3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이건 옛날 이야기다. 지금은 하루에도 한달에도 1년에도 기회는 우리에게 늘 찾아온다. 우리가 찾아오는 기회를 알아보지 못할 뿐이다.

 

투자를 할 때 이번이 아니면 안된다는 접근을 한다. 이런 경우에 거의 대부분 실수를 하고 실패를 하는 이유가 된다. 이번이 아니라도 다음에 해도 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만 실수를 줄일 수 있고 실패를 할 확률이 줄어든다.

 

남들이 다들 타는 투자에서 이익을 볼 확률은 상대적으로 적다. 겨우 겨우 힘들게 열차를 탔어도 그 열차에서 이리 저리 부딪끼고 땀을 뻘뻘 흘리며 목적지까지 간다. 중간에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타지만 특정 역에서부터 서서히 사람들이 사라진다. 그전까지는 엄청난 사람들의 인파에 고생하며 가게 된다.

 

굳이 그렇게 남들과 똑같이 열차를 타 고생하며 갈 이유가 있을까? 딱 한대나 두대만 보내면 좀 더 편안하고 여유있게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다. 실패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너무 빨리 시작을 하기 때문이다. 조금만 늦게 하면 좀 더 여유를 갖고 할 수 있는데도 이번 열차를 타지 않으면 안될것 같다는 마음이나 그냥 열차가 왔으니 탄다는 마음으로 임하는 투자가 바로 실패를 우리에게 목적지까지 인도한다.

 

운 좋게 수많은 사람들을 태운 열차가 막 지나갔을 때 플랫폼에 도착하여 한가롭고 여유있게 다음 열차를 타는 경우도 있다. 투자에서도 이런 경우는 많이 있다. 본인이 의도하지 않게 진입시기가 맞아 떨어지는. 이런 행운은 늘 찾아오지 않는다.

 

내가 전철을 타려 할 때마다 한산한 열차가 들어오는 경우가 드물다. 굳이 시간으로 볼 때 아침 출근이 끝나고 11시 전후에 한가하고 오후 2시전후로 한가하다. 이 시간들은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이동을 안 하는 시간대이다.

 

이와같이 본인이 투자할 타이밍을 비슷하게라도 알고 있다면 상관이 없다. 하지만, 이럴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거의 드물기도 하지만 여러 상황으로 인해 본인이 한 예측이 틀린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바로 실패를 하여 다시는 열차를 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것이 바로 투자의 어려움이다.

 

조금 늦게 도착을 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굳이 똑같은 목적지에 가면서 힘들게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치이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가야 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고 너무 늦게 도착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한 두대만 더 보내고 타면 된다.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고 바로 이 열차를 타야만 내가 성공할 수 있다는 착각은 넓고 멀리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만든다. 편향되고 한정된 시각은 다른 열차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하게 만들고 다음 역에서 내렸다가 다른 열차를 탈 수 있다는 생각도 못하게 한다.

 

우리 인생에서 열차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여전히 꾸준하게 오고 있다. 사람들이 바글바글 한 열차를 힘겹게 타서 고생하며 가는 것도 내 선택이고 여유있게 기다려 한가한 열차를 타는 것도 내 선택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목적지에 우리는 도달할 수 있다. 목적지가 분명히 정해져 있다면.

Posted by 이지밸류